[2019.06.07.자 택스넷] 신고ㆍ납부행위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 2018.11.29. 선고 2015다204656판결) 1. 들어가며 이 글에서 소개하는 판결에서, 대법원은 기존 판결과 동일하게, 납세자의 신고ㆍ납부행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면 이를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납세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부당하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5다204656, 2018.11.29. 판결]. 위 판시사항만 놓고 볼 때는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판결이다. 그러나 하급심 판결이 서로 일치되지 않아, 1심 판결에서는 원고 승, 그리고 2심 판결에서는 원고 패라는 결과가 도출되었고, 대법원은 2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다. 이와 같이 1심 판결과 2심 판결의 각 결론이 바뀌었고, 1심 판결에서의 원고 승소 결론을 내린 법원의 판결이 상당히 이례적인바, 아래에서 구체적으로 원심 판결 및 대법원 판결 내용에 대해 소개하고, 이 사건의 함의에 대해 설명 드리고자 한다. Ⅱ. 본건 대법원 판결 사건의 개요 및 판시내용 1. 사실관계 원고는 1997.○○.○○. A국의 B법인과 국내법인인 C법인을 설립하는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한 후, C법인 발행 주식의 20% 상당(이하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였다. 원고는 2008.○○.○○. B법인과 합작투자계약을 해지하고, B법인에 이 사건 주식을 매도하였다. 원고는 2008.○○.○○. 피고 대한민국 산하 ○○세무서장에게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세(이하 ‘이 사건 양도 소득세’)를 신고, 납부하였다. 원고와 원고의 처인 D는 미국에 이민한 후 2004년경부터 2009년경까지 1년에 한두 달 정도 국내에서 체류하였다 2. 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57771, 2014.06.11. 판결] 1) 이 사건 양도소득이 면세 대상인지 여부 가) 원고와 원고의 처인 D는 1986년경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뉴욕주 ○○○에서 생활하고 있고 1987년경에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사실, 원고와 D는 2004년경부터 2009년경까지 1년에 한두달 정도만을 국내에서 체류한 사실, 원고는 1994년경부터 미국 뉴욕주에 소재하는 골프 클럽을 운영해 온 사실, 원고가 2008.○○.○○. B법인에게 이 사건 주식을 매도하고 그 무렵 위 매도대금을 B법인으로부터 교부받은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구「소득세법」 제1조 제1항 제2호의 ‘비거주자’이고, 이 사건 주식의 양도소득은 비거주자가 내국법인이 발행한 주식을 양도하여 발생한 소득으로서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한다. 나) 국회의 동의를 얻어 체결된 조약으로서 조세조약에서 규율하고 있는 법률관계에 있어서는 국내법보다 우선하여 적용되는 한ㆍ미 조세조약 제3조 제1항ㆍ제2항, 제16조 제1항은 개인은 주거를 두고 있는 체약국의 거주자로 간주되고, 일방체약국의 거주자는 자본적인 자산의 매각으로부터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타방체약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 주거를 미국에 두고 있는 미국의 거주자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주식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피고 대한민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된다. 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하여 피고 대한민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된다고 할 것이다. 2)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여부 가) 구「국세기본법」(2008.12.26. 법률 제9623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2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국세는 당해 세법에 의한 절차에 따라 그 세액이 확정되고, 원천징수하는 소득세는 납세 의무가 성립하는 때에 특별한 절차 없이 그 세액이 확정되고, 구「소득세법」 제119호 제12호, 구「소 득세법 시행령」(2009.2.4. 대통령령 제21301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79조 제11항 에 의하면 내국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으로서 비거주자가 주식을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은 비거주자의 원천소득이며, 구「소득세법」 제156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비거주자에 대하여 구「소득세법」 제119조 제12호의 규정에 따른 국내원천소득으로서 국내사업장과 실질적으로 관련되지 아니하거나 그 국내사업장에 귀속되지 아니한 소득의 금액(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포함한다)을 지급하는 자는 그 지급하는 때에 그 지급금액의 100분의 10을 그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소득세로서 원천징수하여 그 원천징수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관할세무서 등에 납부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국세는 세법에 의한 절차에 따라 그 세액이 확정되고, 원천징수하는 소득세는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때에 특별한 절차 없이 세액이 확정되는바, 이 사건 주식의 양도로 인한 소득은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으로 이 사건 양도소득세는 B법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의 양도대금을 지급하는 때에 납세의무가 성립하는 원천징수방식의 소득세이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가 자진해서 이 사건 양도소득세와 주민세를 신고ㆍ납부하였는바, 원고의 신고ㆍ납부행위로 인하여 행정행위의 공정력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소득세법 」은 원천징수방식의 소득세에 관하여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납세의무자로부터 원천징수하여 국가에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원고와 같은 원천납세의무자가 이 사건 양도소득세 및 주민세를 신고ㆍ납부하는 행위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② 조세채무의 확정을 위하여 특별한 절차가 필요하지 아니하고 성립과 동시에 확정되는 자동확정방식의 조세인 이 사건 양도소득세 및 주민세의 경우 조세채무의 확정을 위해 행정청의 행위가 필요하지 아니하며, ③ 행정처분의 공정력은 행정청의 공권력적 행위에 대하여 그것이 당연무효가 아닌 한 권한 있는 기관에 의해 취소되기까지는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는 일종의 구속력을 발생시키는 힘을 말하는데, 행정청이 아닌 원고의 신고ㆍ납부행위로 인하여 행정행위의 공정력이 발생한다는 것은 행정청의 처분에 공정력을 인정하는 취지에 부합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피고들에게 이 사건 양도소득세 및 주민세를 신고ㆍ납부하였고, 피고들이 이를 수납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의 신고ㆍ납부행위로 인하여 공정력이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피고 대한민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됨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여기에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납세의무자로부터 원천징수대상이 아닌 소득에 대하여 세액을 징수ㆍ납부하였다면 국가는 원천징수의무자로부터 이를 납부받는 순간 아무런 법률상의 원인없이 보유하는 부당이득이 되는 점(대법원 2002. 11.8. 선고 2001두8780 판결 참조), ②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징수대상인 조세를 오납하였다면 그에 대한 환급청구권은 원천징수의무자가 갖는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과 같이 원천납세의무자가 직접 국가에 대하여 원천징수대상인 조세를 오납하였다면 그에 대한 환급청구권은 원천납세의무자가 갖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점, ③ 구「국세기본법」 제45조의 2 제4항에 따르면 원고와 같은 원천징수대상자도 원천징수의무자와 마찬가지로 과오납된 양도소득세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경정청구를 할 수 있지만, 원천징수의무자인 B법인이 원천징수한 소득세를 납부하고 지급명세서를 제출기한 내에 제출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경정청구를 통한 원고의 권리구제가 불가능한 점, ④ 실체법상 납세의무를 부담하는자는 원천납세의무자이고 부당이득제도는 재산적 가치의 이동을 실질적인 공평의 관점에서 조정하는 법리인 점을 종합하면, 원고가 오납한 이 사건 양도소득세 및 주민세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양도소득세 및 주민세와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라) 설령 피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의 신고ㆍ납부행위로 인하여 공정력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2005.5.12. 선고 2003다43346 판결 등 참조), ① 원고의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가 없는 점[피고 대한민국은 구「소득세법」 제156조 제11항이 신고행위의 근거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조항은 구 「소득세법」 제119조 제9호의 소득(구「소득세법」 제94조 제1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하여 주식 등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한 소득을 제외한 소득)이 있는 비거주자에 대한 규정이므로,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② 원고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으로 구「국세기본법」 제45조의 2 제4항에 따른 경정청구가 있으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천징수의무자인 B법인이 원천징수한 소득세를 납부하고 지급명세서를 제출기한 내에 제출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경정청구를 통한 원고의 권리구제가 불가능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신고행위에는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피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또한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가 이 사건 양도소득세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구「소득세법」 제156조의 2에 따라 이 사건 양도소득세에 대하여 비과세 또는 면제 신청을 하였어야 했다고 주장하나, 위 조항이 “감면신청을 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적용한다”는 규정형식을 채택하지 아니하고 “비과세 또는 면제신청을 하여야 한다”는 규정형식을 채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면제 대상인 이 사건 양도소득세에 대한 면제신청이 없더라도 감면요건이 갖추어지면 당연히 감면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대한민국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3. 2심 판결[서울고등법원 2014나2024035, 2015.01.09. 판결] ✓ 관련 법리 1) 신고납세방식의 조세의 경우,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그 납부행위는 신고에 의하여 확정된 구체적 납세의무의 이행으로 하는 것이며 피고들이 그와 같이 확정된 조세채권에 기하여 납부된 세액을 보유하는 것이므로,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하여 당연무효로 되지 아니하는 한 그것이 바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여기에서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 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 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다64340, 2006.01.13. 판결 참조]. 2) 일반적으로 과세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소득 또는 행위 등의 사실관계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한 과세처분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도 명백하다고 할 것이지만, 과세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어떤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이를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 그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그 하자가 중대한 경우라도 외관상 명백하다고 할 수 없어 그와 같이 과세 요건사실을 오인한 위법의 과세처분을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1두7268, 2002.09.04. 판결 등 참조]. ✓ 이 사건 양도소득세의 경우 1) 쟁점 위 법리에 더하여 원고가 구 소득세법령에 따라 신고납부방식에 의해 이 사건 양도소득세를 신고ㆍ납부한 점을 고려하면, 사후에 ‘원고가 비거주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양도소득이 원천징수대상으로서 면세대상이었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피고 대한민국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양도소득세 신고ㆍ납부행위가 당연무효에 해당하는 경우, 비로소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은 위 신고ㆍ납부행위를 당연무효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2) 이 사건 양도소득세 신고ㆍ납부행위가 당연무효인지 여부 가) 거주자와 비거주자(또는 미국 거주자)의 양도소득세 납부방식 (1) 구「소득세법」 제94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자산을 양도한 ‘거주자’는 일정한 기간 내에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양도소득 과세표준을 신고하여야 하는데(구「소득세법」 제105조, 제110조), 이 사건 양도소득과 같은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상장법인이 아닌 법인의 주식 등의 양도로 인한 소득’은 위 규정에서 ‘신고대상 자산’으로 규정한다. 이와 같이 거주자가 취득하는 위 양도소득에 대하여, 구「소득세법」은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당해 국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하는 때에 조세채무가 확정되는 이른바 ‘신고납세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달리 내국법인이 발행한 주식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으로서 ‘비거주자가 주식을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원천소득’에 대해서, 구「소득세법」제156조 제1항 제4호는 그 소득을 지급하는 자가 양도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는 이른바 ‘원천징수방식’을 취하고 있다. (2) 한ㆍ미 조세조약 제16조 제1항은 “일방체약국의 거주자는 자본적인 자산의 매각으로부터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 타방체약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된다”라고 규정한다. (3) 이와 같이 구「소득세법」은 위 양도소득을 얻는 당사자가 국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특히 이 사건의 경우 미국 거주자)인지에 따라 조세채무의 확정방식을 달리하고 있고, 미국 거주자인 경우 일정한 양도소득에 대해서는 조세채무를 면제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국내 거주자인지, 비거주자(또는 미국 거주자)인지’는 조세채무의 유무, 조세채무의 확정방식을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다. 나) 거주자와 비거주자(또는 미국 거주자)의 구별 (1) 구「소득세법」은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을 거주자로 규정하고, 거주자가 아닌 개인을 ‘비거주자’로 규정한다(구「소득세법」 제1조 제1항). 또한, 구「소득세법 시행령」(2009.2.4. 대통령령 제2130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은 “주소는 국내에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 및 국내에 소재하는 자산의 유무 등 생활관계의 객관적 사실에 따라 판정하고, 거소는 주소지 외의 장소 중 상당기간에 걸쳐 거주하는 장소로서 주소와 같이 밀접한 일반적 생활관계가 형성되지 아니하는 장소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국내에 주소가 있거나 없는 것으로 보는 경우를 규정한다(구「소득세법 시행령」제2조). (2) 한ㆍ미 조세조약은 거주하는 곳에 따라 ‘한국 거주자’와 ‘미국 거주자’를 구분하고 있는데, 거주지를 정하는 기준에 관하여 ‘항구적인 주거를 두고 있는 곳’, ‘인적 및 경제적 관계가 가장 밀접한 곳’, ‘일상적 거주를 두고 있는 곳’ 등을 제시하면서, ‘항구적인 주거’는 ‘어느 개인이 그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장소’라고 규정한다(한ㆍ미 조세조약 제3조). (3) 이와 같이 구 소득세법령 또는 한ㆍ미 조세조약상 ‘거주자와 비거주자(또는 미국 거주자)’는 국적을 기준으로 구분하는 내국인ㆍ외국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개념이다. 또한, 이를 일의적으로 구분할 수는 없고, 일정한 사실관계의 ‘확인’을 바탕으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의 유무, 자산의 소재지, 경제적 생활관계 등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와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무상으로도 그 구분이 쉽지 않아 쟁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 신고 당시 ‘원고가 비거주자(또는 미국 거주자)임이 명백하였는지’ 여부 ① 원고가 1970년경부터 국내에 ○○○ 제조 또는 수입ㆍ판매하였던 사실, ② 원고는 1997.8.29. C법인 설립에 관여한 사실, ③ 미국에 이민한 이후에도 C법인의 일부 회의에 참석하였던 사실, ④ 국내에서 발생한 이 사건 양도가액이 ○○○원으로 거액인 사실은 앞서 인정하였거나, 원고가 자인한다. 또한,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2008. ○○. ○○. ○○세무서장에게 이 사건 양도소득과세표준 예정신고를 하면서 근거법령을 ‘거주자의 양도소득과세표준 신고에 관한 구「소득세법」 제105조(예정신고), 제110조(확정신고)’로 기재하였던 사실, ② 또한, 주소지를 국내인 ‘서울 ○○구 ○○동’으로 기재하였던 사실, ③ 당시 원고가 비거주자(또는 미국 거주자)임을 주장하면서 구「소득세법」 제156조의 2에 따른 비과세 또는 면제신청을 하지 않았던 사실, ④ 당시 원고는 세무사의 조력을 받고 위 신고를 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비거주자(또는 미국 거주자)에 해당하는지는 그 생활 근거지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앞서 본 사항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와 판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원고가 국내에 사업장이 있는 C법인의 경영에 관여하거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국내 거주자인 것을 전제로 양도소득과세표준신고를 한 이상, 과세관청으로서는 ‘원고의 소득이 거주자의 양도소득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고가 구「소득세법」에 따라 적법하게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세무서 직원의 유도에 따라 원고가 위와 같은 신고를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전혀 없다. 라) 법적 구제 가능성 원고가 거주자에 해당하는 것을 전제로 구「소득세법」 제105조, 제110조에 따라 양도소득과세표준신고를 하였던 이상, 원고로서는 구「국세기본법」 제45조의 2 제1항에 따라 “자신이 미국 거주자로서 한ㆍ미 조세조약에 따라 이 사건 양도소득세 면제 대상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과세표준과 세액의 경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원고가 원천징수방식에 따라 이 사건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면서 위와 같은 신고를 하였다면 경정청구가 가능한지 문제 될 여지가 있지만, 구「소득세법」에서 신고납부방식으로 정한 ‘거주자의 양도소득’으로 이를 신고ㆍ납부한 이상, 경정청구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3) 소결론 원고는 ‘원천징수방식에 따라 이 사건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면서 위와 같은 신고를 하였음을 전제’로 신고 행위의 하자를 다툰다. 그러나 이와 달리 원고는 국내 거주자임을 전제로 구「소득세법」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신고납부방식에 의하여 이 사건 양도소득세를 신고ㆍ납부하였고, 과세관청으로서는 ‘원고가 비거주자(미국 거주자)였다거나 이 사건 양도소득세가 원천징수대상임’을 알 수 없었다. 결국, 원고가 ‘미국 거주자’로서 이 사건 양도소득세의 면제대상자였다 하더라도, 원고의 신고ㆍ납부행위에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나아가 외견상 하자가 명백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신고ㆍ납부행위가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대법원 판결[대법원 2015다204656, 2018.11.29. 판결]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에 존재하는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다만 신고행위의 대상이 되는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전혀 없음에도 한 신고행위는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하겠으나 신고한 법률관계나 사실관계가 과세대상이 되는 것으로 오인할 만한 객관적인 사실이 있는 때에 이것이 과세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그 사실관계를 정확히 조사하여야 비로소 밝혀질 수 있는 경우라면 이를 오인한 하자가 중대하다고 하더라도 외관상 명백하다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2다201472, 2013.10.1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① 원고가 구「소득세법」(2008.12.26. 법률 제97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상 국내 거주자임을 전제로 같은 법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신고납부방식에 의하여 이 사건 양도소득세를 신고ㆍ납부하였고, 이러한 신고ㆍ납부행위가 당연무효에 해당할 경우 피고들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성립하는 점, ② 양도소득세의 납부방식은 원고가 국내 거주자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고, 이는 일정한 사실관계의 확인을 바탕으로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의 유무, 자산의 소재지, 경제적 생활관계 등에 관한 종합적인 검토와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판단이 쉽지 아니한 점, ③ 원고는 국내에 사업장이 있는 C법인의 경영에 관여하거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등 원고의 소득이 국내 거주자의 양도소득에 해당하여 적법하게 양도소득세 신고를 한 것으로 볼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신고ㆍ납부행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었다고 할 수 없어 이를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양도소득세와 이 사건 주민세의 납부액 상당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앞서 본 법리 등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구「소득세법」상 조세채권의 확정방식, 원천징수방식 조세의 오납에 대한 구제방법, 신고납세방식 조세의 당연무효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Ⅲ.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분석 1.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은, 이 글 서언에도 밝힌 바와 같이, 납세자의 신고ㆍ납부행위가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부분이 쟁점이다. 이에 대해 2심 법원 및 대법원은 모두 원고의 신고ㆍ납부행위가 당연무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하였다. 다만, 원고는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을 신고ㆍ납부한 행위는 원천징수와 관련한 법리에 따라 당연무효라고 주장하였고, 이러한 원고 주장의 당부가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었다. 2. 원고의 주장 및 1심 판결의 내용 이 사건에서 원고는 소송 과정에서, 자신이 비거주자(미국 거주자)이고, 이 사건 주식의 양도소득은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주식 양도소득에 대하여 대한민국 과세당국의 과세로부터 면제된다는 주장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더하여, (1)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납세의무자로부터 원천징수대상이 아닌 소득에 대하여 세액을 징수ㆍ납부하였다면 국가는 원천징수의무자로부터 이를 납부받는 순간 아무런 법률상의 원인 없이 보유하는 부당이득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대법원 2001두8780, 2002.11.08. 판결]과, (2) 원천징수방식의 소득세는 조세채무의 확정을 위하여 특별한 절차가 필요하지 아니하고 성립과 동시에 확정되는 자동확정방식의 조세라는 점을 근거로, 원고가 신고ㆍ납부한 이 사건 주식의 양도소득세는 원인무효이므로, 대한민국은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심 법원은 이러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고, 원고의 주장에 더하여, 이 사건에서 경정청구를 통한 원고의 권리구제가 불가능하다는 점(구「국세기본법」 제45조의 2 제4항에 따르면 원고와 같은 원천징수대상자도 원천징수의무자와 마찬가지로 과오납된 양도소득세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경정청구를 할 수 있지만, 원천징수의무자인 B법인이 원천징수한 소득세를 납부하고 지급명세서를 제출기한 내에 제출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경정청구를 통한 원고의 권리구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였음)도 판결의 고려요소로 판단하였다. 3. 2심 판결 및 대법원 판결 내용 2심 법원은 납세의무자의 신고행위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하여 당연무효로 되지 아니하는 한 그것이 바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기존 대법원 판시사항을 법리로 설시하면서, 이 사건에서 원고가 구 소득세법령에 따라 신고납부방식에 의해 이 사건 양도소득세를 신고ㆍ납부한 점을 고려하면, 사후에 ‘원고가 비거주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양도소득이 원천징수대상으로서 면세대상이었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피고 대한민국의 부당이득반환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2심 판결이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4. 이 사건 판결의 의의 이 사건은, 2심 판결 및 대법원 판결이 설시하는 바와 같이, 단순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사건이고, 신고납부방식의 조세의 경우 신고행위가 당연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그런데 1심 판결은 다소 의외의 판단이 이루어졌다. 1심 법원은, 기본적으로 비거주자의 주식양도소득은 대한민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 대상이고, 원천징수하는 소득세는 성립하는 때에 특별한 절차 없이 세액이 확정되므로, 설령 납세자가 이를 잘못 신고하였다 하더라도, 당초 면제 대상이었던 주식양도소득의 내용이 변경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즉, 1심 법원은 비거주자의 주식양도소득이 대한민국에서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하여, 이러한 전제가 여러 다른 정황(소득세 신고 등)에 의해 뒤집혀질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쟁점은 신고납부방식의 조세의 경우 어떠한 때에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이지, 비거주자의 주식양도소득은 대한민국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 대상인지 여부가 아니다. 더구나 이 사건에서 ① 원고는 스스로를 거주자로 하여 세무대리인의 조력을 받아 주식양도소득에 대해 관할 세무서장에 신고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소에 이르러 본인이 비거주자라고 주장하는 점, ② 만약 원고 자신이 비거주자이므로 당초 신고한 내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한다면, 일반 경정청구 법리에 따라 당초 신고한 세액의 환급을 청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실수로 이러한 경정청구 기한을 도과한 후 당초 신고행위가 무효라는 이유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점을 고려하면, 1심 판결의 결론은 동의하기 어려운 바, 이처럼 다소 이례적인 1심 판결이 상급법원인 2심 법원 및 대법원에 의해 바로잡아졌음을 알 수 있다.